환자식? NO!…맞춤형 건강 식단, ‘메디푸드’를 아십니까
- David Brown KIM
- 2023년 11월 1일
- 3분 분량
이돈구 메디쏠라 대표는 “질환 맞춤식의 경우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고시하고 규정하는 특수의료용도식품으로 당뇨질환자용, 신장질환자용, 암환자용 식단형 식품을 모두 포함한다”면서 “사구체 여과율 단계가 높아 혈액 투석을 진행하는 고객은 평소 인 함량이 높은 크림소스나 칼륨, 염분이 높은 토마토소스는 제한하는 대신 양식당에서나 즐길 수 있는 ‘슈림프 로제파스타’를 제공하는 식”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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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푸드가 점차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예전만 해도 병원식, 환자식 정도 의미로 썼던 메디푸드가 일반인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최근에는 ‘맞춤 식단’ 개념으로 진화하는 양상이다. ‘메디푸드’라는 새로운 시장이 형성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메디푸드가 뭐길래
‘메디푸드’ 용어 정리부터 해보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푸드를 ‘특수의료용도식품’으로 정의한다. ‘정상적으로 섭취, 소화, 흡수, 대사할 수 있는 능력이 제한되거나 질병, 수술 등의 임상적 상태로 일반인과 생리적으로 다른 영양 요구량을 가진 사람의 식사를 대신할 목적으로 제조 가공된 식품’을 의미한다.
2020년 11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메디푸드 식품 유형은 표준형, 맞춤형, 식단형 제품으로 구체적으로 나눌 수 있게 됐다.
여기에 더해 식품을 가려 섭취해야 하는 만성질환자가 영양 성분 섭취량에 대한 걱정 없이 가정에서 간편하게 준비해 식사할 수 있도록 하는 식단형 식사관리식품 유형도 메디푸드로 인정하기로 했다.
식약처 고시에 따르면 ‘식단형 식사관리식품은 질환별 영양 요구에 적합하게 제조된 것으로서, 조리된 식품이거나 조리된 식품을 조합해 도시락 또는 식단 형태로 구성한 것, 소비자가 직접 조리해 섭취하도록 손질된 식재료를 조합해 조리법과 함께 동봉한 것 또는 조리된 식품과 손질된 식재료를 조합해 제조한 것을 말한다’로 규정돼 있다.
예를 들어 식품 회사가 영양사 등 전문가와 함께 온오프라인 상담 후 만성질환자에게 맞춤형 식단을 메디푸드라는 이름으로 HMR 형태의 냉동, 냉장 배달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디푸드 각광받을 수 있을까
사업성은 있을까.
업계는 대외 환경이 메디푸드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졌다. 이돈구 대표는 “중환자나 만성질환자를 위한 의료 서비스 외에 일반인도 평균 수명 증가와 인구 고령화로 건강한 삶을 위한 식단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분위기가 관련 산업 성장의 주요 이유”라며 “더불어 젊은 세대에서도 만성질환자가 증가하며 수요층이 확대되다 보니 관련 규제가 신설되거나 완화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 회사 입장에서 시장 내 접근성이 좋아진 점도 관련 시장 성장 기대감을 북돋는 이유다. 국내에서는 메디푸드(특수의료용도식품), 미국에서는 메디컬푸드, 유럽에서는 FSMP로 불리는 메디푸드. 메디푸드는 의약품으로 취급되는 것이 아닌 일반 식품으로 규정된 만큼 약국, 마트, 온라인 등 다양한 채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식품 제조사와 유통사가 이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인식할 수 있게 된 배경이다.
고령화도 무시할 수 없다. 또 다른 메디푸드 업체 잇마플의 김현지 대표는 “노인 인구가 60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한국은 인구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국가 중 하나다. 고령층 구매력도 나쁘지 않아 본인 건강관리를 위해서라도 메디푸드를 적극 소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부도 시장을 키우고 싶어 한다. 2019년 12월 농림축산식품부는 식약처, 해수부가 선정한 5대 유망 식품으로 메디푸드를 선정하고 시장 육성 계획을 수립하는 등 체계적인 시장 조성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 결과 관련 시장은 뚜렷한 성장세를 구가한다.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메디푸드 출하량은 2020년 4만3998t에서 2021년 4만7715t으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출하액은 1076억원에서 1535억원으로 42.7% 급증했다. 참고로 2021년에는 환자용 식품 출하량이 전체 출하량의 99.9%를 차지했다.
시야를 해외로 넓히면 시장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2021년 세계 메디푸드 시장 규모는 78억달러(약 10조3000억원) 규모로 파악된다. 전년 대비 4.1% 증가한 수치다.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2017년 67억달러(약 8조8000억원) 대비해서는 16.3% 늘어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메디푸드 시장이 대사증후군과 만성질환자 증가와 함께 2017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7.95%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대기업 외에 중견·스타트업의 진출도 활발하다. 메디쏠라, 잇마플 등이 대표 주자다.
영양 식단 정기배송 서비스 업체 메디쏠라는 라인업을 2개로 나눴다. 현재 건강할 때부터 시작하는 프리케어 솔루션(건강 케어식)과 건강이 걱정될 때 관리하는 메디푸드 솔루션(질환 케어식, 질환 맞춤식·특수의료용도식품)으로 구분해 총 10가지 상품을 판매한다. 질환 맞춤식은 당뇨질환자용, 신장질환자용, 암환자용 식단형 식품으로 품목을 나눴다. 현재는 고혈압환자용 식단형 식품에 대한 식단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이돈구 대표는 “식단 관리가 중요한 당뇨환자용 식단의 인기가 가장 높다. 이어 신장질환용, 암환자용 순으로 판매가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출처 : 매일경제